JINJU TRADITIONAL CRAFTS BIENNALE

강석근 옻칠
Kang Sukkeun Ottchil Lacquer

나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작품에 담으려 한다. 나의 디자인은 Natural + Hand + Natural 을 기본으로 한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가 나의 손을 거쳐 다시 가장 자연스러운 목물로 탄생되길 원한다. 나의 옻칠 목기들은 기존 옻칠 목기의 한계를 넘어 목기가 갖는 장점에 단점까지 보완하여 그 어느 재료(자기, 유기, 유리)보다 많은 장점으로 실생활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 공예는 미술과 생활로 나뉘어 발전해 왔지만 미술에 비해 생활s공예는 너무나 더딘 성장을 했다. "공예의 생활화"에 작은 힘이 되길 바라며 만드는 모든 목기는 생활공예를 기본 베이스로 한다.

[For:Ottchil Wooden Bowl] 감나무,옻,유칠(옻칠강화기법) / 2023
[For:Ottchil Wooden Bowl] Persimmon tree, Tree of Heaven, Ottchil Lacquer, Oil / 2023

권원덕 나무 木
Kang Sukkeun Wood

나무가 살아서 만든 궤적이 나이테와 갈라짐이기에 나무가 살아온 삶의 궤적에 주목하여 작품을 만든다. 전통 가구 작업에서는 흠과 옹이, 벌레 먹은 흔적, 갈라짐을 최대한 가린다. 가공 과정을 많이 거치지 않은 큰 덩어리의 소나무와 느티나무, 감나무를 선택해 결과 갈라짐을 눈으로, 촉각으로 느낄 수 있게 했죠. 먹으로 그린 듯 검은 무늬를 지닌 먹감나무로 독특한 흑백 대비와 나무가 썩어서 만든 궤적을 표현했고요. 나와 나무, 벌레, 환경 등 각각의 궤적이 서로 겹쳐 만들어낸 생명을 이야기한다.

[법고창신-休(휴)] 적참나무, 오동나무, 짜임, 낙동 / 950x450x570h(㎜) / 2021
[Constancy & Change-Hyu] Materials_oak, Paulownia, Oil / 950x450x570h(㎜) / 2021

김민욱 나무 木
Kim Minwook Wood

“저는 나무 본바탕의 고유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힘을 쏟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는 사람’이라 소개한다. 보통 형태와 쓰임에 따라 나무를 선택하는데 나무에서 살리거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찾아낸 후, 그것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는 형태로 깎아나간다. 그래서 다른 작가라면 사용하지 않을 특이한 무늬를 선택해서 작품을 제작한다. 좋은 나무를 찾아서 그것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과정이므로 창작자보다는 연출자에 더 가깝다. “장인정신을 담아 만든 물건은 소소하지만 볼수록 질리지 않도록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순간의 느낌을 살리는 크래프트맨쉽 작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무제] 상수리나무, 참나무, 무마감 or 오일 & 왁스마감 / ∅300x500h(㎜), ∅320x210h(㎜), ∅300x170h(㎜), ∅310x510h(㎜) / 2023
[untitled] Oak, raw & Oil, Wax / ∅300x500h(㎜), ∅320x210h(㎜), ∅300x170h(㎜), ∅310x510h(㎜) / 2023

김석영 금속
Kim Seokyoung Metal

그릇의 본질과 사람(혹은 사물)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우리가 확신을 가지고 있던 대상의 모습을 어떤 이들은 전혀 다르게 파악하고 있었던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우리의 시각은 얼마나 불안전하고 단편적인지. 이를 표현하고자 원형질의 그릇 형태를 만들어내고, 이를 다시 여러 방향(시각)에서 일정한 두께를 설정하여 얇게 나누어 냈다. 그 나눠진 조각들을 취사선택하여 재구성했을 때 처음 떠올렸던 원형질의 그릇은 흔적체로만 남겨지게 되고, 드러나는 낯섦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기(器) 연작시리즈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바로 그런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그릇의 어떤 면을 들여다보았습니까? 당신은 무엇을 담는 그릇입니까?” 이처럼 지금까지 작업들이 추상적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적확한 쓰임의 역할을 가진 기물의 형태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연구하여 ‘완전한 그릇’은 어떠한 모습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기(器)] 청동, 파티나 착색, 주물 / 620x620x180h(㎜) / 2014
[기(器)] Bronze, Patina Coloring, Casting / 620x620x180h(㎜) / 2014

김지혜 도자
Kim Jihye Ceramic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그리고 복합적인 불확실성의 한가운데서 버텨오면서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 작업을 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이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에게 있어 작업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해결되지 않은 복잡한 마음으로 한동안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다잡고 시작한 것은 가장 익숙한 것, 늘 해오던 일들의 시작이었다. 반복해서 흙을 쌓아 올리고, 문지르고, 두들기고, 그와 같이 자리를 맴돌고, 나에게 작업을 한다는 것은, 마치 어떤 의식을 수행하는 과정과도 같다. 반복적 행위 속에서, 그 시간 속에서 나자신을 비우고 점토와, 그리고 궁극적 존재와 대화하는 시간이다. 시간과 시간이 마주치는 곳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하면서 느끼게 되었던 본질에 대한 탐구, 시간에 대한 탐구이다. 눈에 보이는 불확실성의 상황을 지나면서 어쩌면 우리의 매 순간이 그런 시간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지나온 시간, 현재의 시간, 다가올 시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를 물질화 시켰다. 이 전시를 통해 다양한 층위의 시간의 마주침을 경험할 수 있기를, 눈에 보이는 작품 자체를 넘어 작가가 제작 과정에서 느꼈던 수행적 측면을 관객들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점토로 글쓰기] stoneware, hand building / 450x450x1000h(㎜), 520x520x550h(㎜), 300x300x1200h(㎜) / 2023
[Handwriting] stoneware, hand building / 450x450x1000h(㎜), 520x520x550h(㎜), 300x300x1200h(㎜) / 2023

김현주 금속
Kim Hyunju Metal

바다의 빛을 머금은 자개, 금속에 스미다. 전통공예에서 느껴지는 정밀함, 인내심 그리고 높은 기술력의 잠재력을 계속 찾아보고 연구한다. 금속과 나전이라는 서로 다른 두 재료를 조화롭게 매치하여 간결하고 모던한 작품을 만든다. 자개를 썰어서 문양을 장식하는 끊음질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나전칠기 장식기법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많이 쓰인 기법으로 기원은 고려시대까지 올라간다. 이처럼 고려시대부터 천년을 이어온 나전은 오색영롱한 천연의 빛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진주 빛 속의 숨은 과학이라 일컫는 전통 소재 자개는 현대를 살아가는 본인의 작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소재가 되어준다. 금속으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일차적 결과물에 칠을 입히는 금태칠(고온경화기법) 작업후, 자개를 한땀 한땀 끊어 붙이는 끊음질로 보석을 셋팅하듯, 정교하게 나전작업을 병행한다. 자개의 오색영롱한 빛은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답다. 또한 금속으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기형과 일렁이는 파도처럼 표면에 가득 찬 작은 자개 조각들은 햇빛에 반짝거리는 바다처럼 또 다른 풍경으로 인식되며, 단단한 금속에 자연이 지닌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이것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온 전통공예를 한 시대에 정지되어버리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하며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 창조적 계승으로 이어가고 싶은 본인의 작업 의지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Another pearl series] 황동, 진주조개 / 260x260x255h(㎜), 260x260x255h(㎜), 430x430x240h(㎜) / 2023
[Another pearl series] Copper, pearl shell / 260x260x255h(㎜), 260x260x255h(㎜), 430x430x240h(㎜) / 2023

김현희 나무 木
Kim Hyunhee Wood

경계를 허물고. 밟고 선 지평을 스스로 설정하기. 주로 한국 전통 가구를 모티프로 하여, 동시대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투영, 신소재와 기술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회집단에 의해 교육된 고정관념이 개인의 무의식 속에서 얼마나 강력한 틀을 형성하고 있는지에 주목하고, 시대의 생활양식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가구 오브제를 재해석하여 ‘경계 허물기’를 시도한다.

[반닫이 2] 플렉시글라스, 알루미늄 / 100x43x48h(㎜) / 2023
[반닫이 3] 플렉시글라스, 알루미늄 / 94x45x85h(㎜) / 2023
[함 3] 플렉시글라스, 아크릴 / 36x24x20h(㎜) / 2023
[Bandaji 2] Plexiglass, Aluminium / 100x43x48h(㎜) / 2023
[Bandaji 3] Plexiglass, Aluminium / 94x45x85h(㎜) / 2023
[Ham 3] Plexiglass, Acrylic / 36x24x20h(㎜) / 2023

문보리 섬유
Moon Bori Textile

직조는 오랜 역사를 거쳐온 아날로그적 기술방식이지만 컴퓨터의 기원이자 디지털신호와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물질은 기억을 의미하고 디지털 신호는 과거, 현재, 미래의 우리를 연결한다. 관람객의 심장박동을 측정하고 이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직조물은 실과 전기미디어의 교차를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관계성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사리지고 잊히지만 물질은 우리를 기억할 것이다. 삼실과 함께 직조된 빛은 현실에서 존재가 사라지더라도 그 물질은 우리를 기억하며 우리를 이어주고 주변에 머물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된다. 인간의 생의 시작과 마지막을 함께하는 자연소재인 삼실은 인간과 물질을 잇는 본질이며 디지털 신호를 통해 발생하는 빛은 우리를 둘러싼 시간과 공간을 이어준다.

[기억, 시그널] 삼실, 인견사, 면사, 염료, 광섬유, 심박센서, 사운드센서 / 900x100x1400h(㎜), 850x100x1350h(㎜) / 2023
[혼재된 기억을 기억하기 위한 트리] 삼실, 인견사, 광섬유, 사운드센서 / 30x30x130~160cm(each) / 2022
[공감각적 수직기H] 삼실, 면사, 광섬유, 사운드센서 / 126x110x110h(㎜) / 2023
[Memories, Signal] Hemp thread, Rayon, Cotton thread, Dye, Optical fiber, Heartbeat sensor, Sound sensor / 900x100x1400h(㎜), 850x100x1350h(㎜) / 2023

박성열 옻칠 漆
Park Sungyoul Lacquer-Ottchil

전통 옻칠에서 나아가 옻칠의 물성을 연구하면서 기존 전통 옻칠기법에서 형태의 뼈대를 이루던 나무, 금속, 천 같은 재료를 배제하고, 옻칠 자체만으로 이루어진 기물을 제작하고 있다. 거미줄처럼 가느다란 옻칠선이 중첩해 작품의 몸체를 구성하는데, 이 옻칠선은 한 점에서 시작되어 물리적인 힘으로 늘어난 것이어서 특유의 탄성과 유연함이 있다. 옻칠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복잡하고 까다롭지만 그만큼 속이 깊고 정직하다. 현대적 사물의 표면에 내려앉은 옻칠이 찾아낸 단서는 전통의 명분도, 쓸모도 아닌 동시대적 재료로서의 순수한 존재감, 유무형의 지속가능성이다.

[본연 ott-004] 옻칠, 연칠기법 / ∅400x200h(㎜)
[본연 ott-012] 옻칠, 연칠기법 / ∅500x300h(㎜)

손대현 나전 螺鈿
Son DaeHyun Lacquered Box with Mother-of-Pearls

자개가 발산하는 영롱한 무지개 빛은 기본 옻칠이 잘 돼야 더 화려(華麗)하다. 칠의 매력은 탑을 쌓듯 하나하나 완성해나가는 데 있다. 오늘 초칠을 했다면 내일은 건조 상태와 색깔의 변화를 확인한 다음 곱게 갈아내고 덧칠한다. 이렇게 차례차례 칠해나가다 드디어 마감칠을 하거나 광내기 작업을 끝냈을 때, 그 달라진 질감과 색깔을 보노라면 그 환상적인 느낌은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짜릿하다. 옻칠작업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과정이다. 밑에 보이지 않은 부분이 정확해야 천 년이 가는 명품으로 남는다’는 스승님의 철학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포도문 함] 나무, 자개, 금속, 삼베, 옻칠 / 500x245x322h(㎜), 423x290x263h(㎜) / 2017
[Lacquered Box with Mother-of-Pearl] Wood, Mother-Of-Pearl, Metal, Hemp, Ottchil / 500x245x322h(㎜), 423x290x263h(㎜) / 2017

윤솔 도자
Yoon Sol

구(球)는 자연의 원초적 모습을 담고 있는 순수성과 기하학적으로 완벽성을 지닌 형태다. 동시에 우리의 뇌리 안에 자리 잡은 보편적 상징으로서 원형(原型)적 그릇이라는 의미도 함께 내포한다. From the Archetype은 이러한 상징들을 담아내는 형상으로서의 구를 비틀고 잡아당긴 변형체를 제작하고, 여러조각으로 해체하여 고요와 평정의 공간을 흩트리고 다시 모으기를 반복한 연작이다. 슬립캐스팅을 통해 기본 형태를 제작한 후 유약 도포와 소성 과정을 거치고, 조각의 외부표면을 연마하여 완성한다. 각 조각의 완만한 곡선들과 이들이 교차하는 첨예한 지점은 유연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지닌 자연의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조형적 요소이다.

[원형 23_us] 백자, 슬립캐스팅, 연마 / 650x210x200h(㎜) / 2023
[원형 23_P3 원형 23_P6] 백자, 슬립캐스팅, 연마 / 280x140x140h(㎜), 340x160x100h(㎜) / 2023
[원형 23_P7 원형 23_P4] 백자, 슬립캐스팅, 연마 / 510x150x40h(㎜), 470x180x140h(㎜) / 2023
[원형 23_P5] 백자, 슬립캐스팅, 연마 / 410x150x100h(㎜) / 2023
[Archetype 23_us] Porcelain, Slip Casting, Polishing / 650x210x200h(㎜) / 2023
[Archetype 23_P3 원형 23_P6] Porcelain, Slip Casting, Polishing / 280x140x140h(㎜), 340x160x100h(㎜) / 2023
[Archetype 23_P7 원형 23_P4] Porcelain, Slip Casting, Polishing / 510x150x40h(㎜), 470x180x140h(㎜) / 2023
[Archetype 23_P5] Porcelain, Slip Casting, Polishing / 410x150x100h(㎜) / 2023

이경노 금속
Lee Kyungro Metal

화려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은입사는 그만큼의 수고로움을 필요로 한다. 은사만 해도 은을 녹여 판에 부은 뒤 아주 얇게 밀어 작두로 자르고, 이를 틀에 넣어 가늘게 실로 뽑아내야 완성된다. 예리한 정으로 금속 표면에 홈을 판 뒤 금·은·동 재질의 얇은 실을 두드려 넣는 입사공예. 아주 작은 기물이라 해도 1만 번 이상 반복하는 작업 때문에 입사장의 작업실에서는 탁탁거리는 정질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입사공예에 쓰는 철제 기물은 보통 맞춤 제작해 쓰지만 기물까지 직접 만든다.

[백동 사각함] 은, 동 / 140x202x115h(㎜) / 2022
[백동 수복강녕 박쥐 함] 은, 동 / 549x151x120h(㎜) / 2023
[백동 매화 십장생 함] 은, 동 / 292x167x158h(㎜) / 2023
[백동 화조문 합] 은, 동 / 225x375x148h(㎜) / 2020
[Cupro-nickel Square Box] Silver, Bronze / 140x202x115h(㎜) / 2022

이인진 도자
Lee Inchin Ceramic

유약없이 가마를 떼는 나무에서 나온 재를 이용하여 특유의 질감을 지니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장작가마로 도자기를 소성하는 작업 방식은 수많은 선택과 변수들이 함께 공존하며 이뤄진다. 어떤 흙을 사용하는지, 언제 가마의 온도를 올리는지, 어떤 나무를 사용하는지와 같은 크고 작은 결정들과, 불길의 방향에 따라 가마 안에서 부는 바람, 이를 따라 날리는 재의 움직임과 같은 우연한 작용들이 도자기 표면의 질감과 빛깔을 좌우한다. 작가는 이러한 고된 작업 과정 속에서도 우연과 필연을 유연히 오가며 예리한 시선으로 작품을 이루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선택하고 포착한다. 이러한 필연적이기도, 우연적이기도 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유쾌하다. 흙과 불을 다루는 데에서 오는 “묘한 끌림”에 주목하며 매일매일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빚어내길 시도하는 끈기와, 1300도가 넘는 불 속에서 열기를 견디며 자리를 지키는 책임감 속에서도, 작업을 이어 나가는 원동력을 중요시하며 하루하루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큰항아리] 석기토, 무유, 장작가마소성 / 620x620x570h(㎜) / 2019
[큰항아리] 석기토, 무유, 장작가마소성 / 620x620x570h(㎜) / 2019
[큰항아리] 석기토, 무유, 장작가마소성 / 550x550x550(㎜) / 2019
[큰항아리] 석기토, 무유, 장작가마소성 / 550x550x550(㎜) / 2019

이헌정 도자
Lee Hunchung Ceramic

도예는 ‘우연’이 많이 개입되는데 나는 그 우연의 개입을 즐긴다. 유약이 흐르는 것, 도자기가 가마 속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예측불허의 요변을 즐긴다. 도예는 내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완성을 돕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도자기는 작가를 겸손하게 만든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데 여행은 귀환을 전제로 한다. 가구, 설치 등이 여행이라면 도자기는 귀환이라고 할 수 있다. 흙으로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며 ‘그릇’의 틀에서 벗어났듯이, 절대적인 대칭이나 엄격한 비례의 틀에도 얽매이지 않고 푸근한 손맛을 더했다. 황토색 바탕에 자유분방한 에머럴드 빛 문양, 도자가 가마에서 완성되는 과정에서 둥글고 비뚤어지고 유약이 흘러내려서 변화가 일어난다. 이럴 때 나는 노동을 제공할 뿐 도예를 완성하는 것은 다른 존재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lower vase] Ceramic, kiln fire / ∅340x460h(㎜) / 2014
[Object] Ceramic, kiln fire / ∅230x300h(㎜), ∅280x250h(㎜), ∅240x290h(㎜) / 2014

정용진 금속
Chung Yongjin Metal

제가 만든 사물은 제게는 인격체 같다. “그 사람 그릇이 크다.” 라는 사람의 도량을 그릇에 비유한 속담과 같이 각각의 기물 형태는 사람에 비유되며, 작은 면은 인간의 내면적인 여러 성향을 내포하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생기는 표면의 상처는 마치 타인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의 마음과 치유 과정에 비유되며, 마무리 손마감의 흔적에서 제 마음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담게 된다. 마음을 내려놓고 수도하듯 수 만 번의 표면 마무리 작업에 임하며 정교함과 단순함을 작품에 표현하고 있다. 작품 준비과정에서 형태구상을 위해 3D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설계와 제작을 고려한 레이저 커팅을 활용하고 있으며, 실물제작은 전통적인 금속공예기법과 최신 마이크로 용접기법을 사용한다. 향후 더 인간적인 사물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Object A] 스테인레스 스틸, 마이크로 용접 / 390x201x719h(㎜) / 2023
[Object B] 스테인레스 스틸, 마이크로 용접 / 724x356x320h(㎜) / 2023
[Object A] Stainless Steel, Micro welding / 390x201x719h(㎜) / 2023
[Object B] Stainless Steel, Micro welding / 724x356x320h(㎜) / 2023

정재효 도자
Jung Jaehyo Ceramic

“작업을 하는 것은 나의 에너지를 표출하는 것이다. 그것이 잘되고 못 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냥 집중하고 있는 나를 보는 것이다. 좀 더 자유로운 순간을 갈망할 뿐이다. 내가 그리는 선의 구조는 그냥 머릿속에서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손 가는 대로 그려지는 것도 아니다. 이제껏 보아온 자연의 모습. 느꼈던 그 구조의 선들. 만져보았던 촉감의 부드럽고 또 거친 모습들이 마음 깊숙이 들어갔다가 풍성하게 붙어있던 잎을 떨구고서 메마른 가지의 모습만이 바깥으로 나온 것이다. 모든 선의 모습은 자연에 있다. 파도가 일고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에서 바람을 볼 수 있다. 갈대가 휘어지고 꽃들이 날리는 현상에서 바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창문 흔들리는 소리, 먼지가 날리는 소리에서 바람의 소리를 볼 수 있다. 구름도 날리고 달도 날아갈 텐데 해가 날아와서 아침이 되는 바람의 모습을 나는 볼 수 있다.”

[선] 분청토, 분장토, 백상감 / 480x400x390h(㎜) / 2023
[수화] 분청토, 분장토, 핑거페인팅 / 510x410x360h(㎜) / 2023
[점] 분청토, 분장토, 음각, 핑거페인팅 / 455x410x380h(㎜) / 2023
[수화II] 분청토, 분장토, 역상감 / 495x490x330h(㎜) / 2023

천우선 금속
Cheon Woosun Metal

선은 작품에서 장식의 요소임과 동시에 형태를 결정짓고 공간을 이루는 직접적인 요소로 존재한다. 선은 단위로서의 자체는 불완전하지만 선의 반복은 면을 형성하고 그 면은 일정한 공간을 감싸며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낸다. 작품을 형성하는 선 사이의 틈에 주목하는데 틈은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내부와 외부를 통하게 한다. 시각적으로 내부와 외부가 구분되지만 그것은 단지 형태를 규정지을 뿐, 그러한 구분이 있고 없음은 틈으로 인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작품은 공간 속에 존재하며 공간은 선 사이에도 담겨 있기 때문에 작품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작품은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기물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가는 선들로 구성되어서 본래의 기능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한다. 이는 실용과 미의 결합이라는 공예의 본질적 개념을 넘어선 무언가를 상징한다. 기물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 안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다. 그것은 기물의 열린 공간으로 물건을 담는 용기(容器)가 아닌 비우는 공간으로, 비움으로써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공간에 그리다 0121] 적동, 철, Tig용접, 은땜, 모래맞침 / 570x570x150h(㎜), 460x450x80h(㎜), 1000x990x120h(㎜) / 2021
[틈이 있는 기 0323] 백동, 적동, Tig용접, 은땜, 모래맞침 / 340x340x370h(㎜) / 2023
[틈이 있는 기 0223] 백동, 적동, Tig용접, 은땜, 모래맞침 / 270x270x500h(㎜) / 2023